일본 약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
게재 : 2019.2.4
수정 : 2019.2.9
과거 일본의 법과대학원 사태
2000년대 일본에는 74개에 달하는 법과대학원이 있었으나 대량폐교사태를 겪고난 후 반으로 숫자가 줄어들었습니다.
난립한 법과대학원은 정원미달 문제를 낳았고 일부 대학은 정원을 채우기 위해 졸업후 국가시험에 패스할 수 없는 수준이하의 학생을 받아들인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현재는 치대(치학부)와 약대(약학부)는 과거 법과대학원의 뒤를 이어 대량폐교될 수 있다는 위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요와 공급이 깨진 일본의 약사
너무 많은 일본의 약대
일본에서는 2003년 이래 약학부가 큰 폭으로 늘어
정원미달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앞서 적은 법과대학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질이 낮은 학생을 받아들이는 곳도 있으며 그러한 대학들은 약사국가시험 합격률이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일부 대학은 정원미달 문제의 돌파구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서 찾고자 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이 배출되고 있는 일본의 약사
약대가 많다보니 이미 약사의 숫자가 포화상태임서도 매년 약사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한해동안 9500명 정도가 약사국가시험에 합격하였으나 당해년도 신규 약사 수요는 그 숫자는 4000명에 불과했습니다. 다시 말해 새로 양성된 약사의 반 이상은 구직난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일본약대 입학을 준비하기전 알아야할 것
입학, 졸업, 국가시험합격은 별개
유학원이나 학원에서는 일본에서 약대 가기가 어렵지 않다고, 심한 경우에는 '일본약대 가기가 쉽다'라는 말까지도 합니다. 그 말이 100% 틀린 것은 아니라서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상위권을 유지해온 실력이라면 일본의 약대에 입학하기란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일본약대 입학에 한정된 이야기이며
들어가기가 쉽다고 해서 일본에서 약사 되기가 쉽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일본약대를 소개하는 유학원과 일본약대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학원들은 일본 약대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며 입학 이후는 본인의 몫입니다. 따라서 일본에서 약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일본에서 약대에 들어가는 방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약사가 되는 방법'을 찾고자 해야하겠습니다.
약사국가시험, 합격률이 전부가 아니다
유급률
일본의 약대에서는 유급으로 학년을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대학이 공개한 자료에는 합격률만 기재된 경우가 많아 유급률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졸업률
일본 학교교육법에 의해 일본에서는 약학정규과정을 거치고 졸업한 사람에 한해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생깁니다. 그런데 일본의 약대 졸업시험은 그리 녹녹한 것이 아닙니다. 함량미달 학생들을 배출해봐야 학교의 국가시험 합격률만 낮추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학생들을 졸업시험을 통해 걸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본의 약대를 찾는 학생 중 일부는
국가시험 합격률은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졸업률은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102회 약사국가시험 대학별 졸업률, 합격률 자료는 여기에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 일본 약사국가시험 대학별 졸업률, 합격률 비교표
합격률
합격률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방적으로 공개된 합격률의 수치만 봐서는 안됩니다. 합격률이라는 것은 매년 달라지는데 국내에서 홍보자료에 활용되는 각 대학 합격률은 역대 최고로 좋았던 해의 합격률을 기재하거나 홍보물이 제작된 당시의 합격률을 갱신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
위에서 언급한 합격률과 졸업률이 한국에서 어떤식으로 기재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치바과학대학(지바과학대학)은 높은 일본약사시험 합격률과 한국 약사국가고시 응시가 가능한 대학임을 내세워 약대관련 유학원, 학원 등에서 홍보에 힘쓰고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이 대학의 과거 자료(2017년 102회 일본 약사 국가시험)를 보면 일본 약사시험의 합격률은 85.7%로 낮은 편이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졸업률을 보면 그리 긍정적으로만은 볼 수 없는 36.4%라는 낮은 수치를 보여줍니다. 즉, 학생중 반 이상은 졸업을 못 해 약사국가자격시험의 응시조차 하지 못한 것을 의미하며 36.4%라는 수치는 일본 약대중에서도 매우 낮은 졸업률에 해당합니다.
최신 자료(2018년 103회)를 보면 더욱 심각해서 약사 국가시험합격률 마저 51.24%라는 처참한 수준입니다.
어떤 대학에 입학할지는 여러분의 선택이지만 한국에 소개된 일본의 약학대학 중에는 좋은 면만 부각시켜서 학생정원을 채우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사숙고하여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하겠습니다.
일본에서 약대를 졸업한 이후
| 초년도 급여 | 초년도 연봉 |
---|
조제약국 | 22~30만엔 | 350~400만엔 |
드러그스토어 | 30만엔 | 350~450만엔 |
병원 | 20~25만엔 | 300~350만엔 |
제약회사 | 22만엔 | 300~350만엔 |
일본은 한국과 달리 약사를 고용하여 약국을 운영할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약국을 개업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약국이 기업화, 대형화된지 오래이며 약사들 또한 개업약사보다는 여느 회사원처럼 고용인 자격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월급약사로 취업하는 경우, 일본내 다른 여느 직장인들 보다는 많은 급여를 받고 있지만
병원과 인접한 목 좋은 위치에 개업을은 한 잘 나가는 한국의 약사들과 그 수입을 비교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일본의 월급약사는 연차가 높아져도 급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 중 한가지입니다. 약사의 특성상 경험이 쌓여도 그 능력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직종이 아니며 월급을 주는 입장에서 굳이 고액연봉자를 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일본에서 약사는 한국의 약사와는 다른 부분도 많이 있어서 약의 조제 뿐만 아니라
화장품가게의 점원처럼 약품이나 영양제 등에 대한 설명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제품판매에 관여하는 능력이 요구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고용주가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다면 외국인 약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습니다. 바꿔 말하면 일본에서 약사로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일본인 못지 않은 높은 일본어능력이 필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취업이 생각만큼 쉽게 될 지도 한번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이 글의 첫 부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일본 내에서 약사의 수요, 공급의 균형이 깨지면서 약사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찾아내지 않으면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넘쳐나는 일본인 약사와 경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본약대 졸업후 한국에서 약사 되기
일본에서 약사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 교육법에 의해 인정되는 약대를 졸업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약사국가고시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국시원이 인정한 대학을 졸업한 자여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일본의 약대 중 일부만을 한국의 약사국가고시를 치를 수 있는 자격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훗날 한국에서의 약사 취업 및 개업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러한 부분도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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